폐고혈압의 분류


폐고혈압은 1973년 세계보건기구의 후원으로 열린 세계 폐고혈압 학회에서 최초로 분류된 이후 수 차례 변경되어 왔습니다. 최초분류는 원인질환이나 위험인자의 존재 유무에 따라 일차성(primary)과 이차성 (secondary) 폐고혈압으로 분류하였습니다. 1998년 프랑스 에비앙에서 열린 제 2차 세계 폐동맥고혈압 심포지엄에서는 폐고혈압을 병인, 임상적 특징 및 치료방법에 따라 1) 폐동맥고혈압(pulmonary arterial hypertension), 2) 폐정맥고혈압(pulmonary venous hypertension), 3) 호흡기계의 이상이나 저 산소증과 관련된 폐고혈압(pulmonary hypertension associated with disorders of the respiratory system or hypoxemia), 4) 폐의 만성혈전 및 색전에 의한 폐고혈압(pulmonary hypertension caused by chronic thorombotic or embolic diseases), 5) 폐혈관계를 침범하는 질환에 의한 폐고혈 압(pulmonary hypertension caused by diseases affecting the pulmonary vasculature) 등 5개 의 큰 범주로 분류하였습니다. 에비앙 분류 이후 많은 임상 연구가 진행되어 다양한 폐동맥고혈압 치료제 의 효과가 증명되었습니다. 이후 폐고혈압을 유발하는 유전인자 및 병인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2003 년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열린 제3차 세계 폐동맥고혈압 심포지엄에서 기존의 에비앙 분류를 바꾸어 베니스 분류를 제정하였습니다. 베니스 분류에 의한 중요한 변화는 폐동맥고혈압군(1. pulmonary arterial hypertension, PAH)의 분류를 좀 더 세분화하였으며, 일차성(primary)이란 용어를 폐지하고, 그 하위 항 목이었던 '산발성(sporadic)'과 '가족성'을 상위항목으로 바꾸면서 산발성이란 용어 대신 특발성 폐동맥고혈 압(1.1 idiopathic PAH)을 사용하였습니다. 그리고 가족력이 있는 경우 가족성 폐동맥고혈압(1.2 familial PAH), 결체조직질환이나 선천성 심장병, 문맥고혈압,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 약물이나 다른 질병 등 원인 이 있는 경우를 묶어 동반 폐동맥고혈압(1.3. associated PAH)으로 분류하였고, 폐정맥폐쇄병(pulmonary veno-occlusive disease, PVOD)과 폐모세혈관종(pulmonary capillary hemangiomatosis)은 정맥이나 모세혈관 침범에 의한 폐동맥고혈압(1.4. associated with significant venous or capillary involvement)으로 묶어 분류하였습니다. 또 에비앙 분류의 폐정맥 고혈압(pulmonary venous hypertension) 을 좌심실 질환과 연관된 폐고혈압(2. pulmonary hypertension with left heart disease)이 란 좀 더 직접적인 용어로 표현하면서 하위 항목에 대해서도 적절히 재분류하였습니다. 2008년 미국 캘리 포니아 다나포인트에서 열린 제4차 세계 폐동맥고혈압 심포지엄에서는 베니스 분류를 다시 개정하여 개정 된 폐고혈압의 분류(Revised classification of pulmonary hypertension)를 발표하였습니다. 2013년 프랑스 니스에서 열린 제5회 월드 심포지엄에서 더 세분되었습니다. 새로운 용어들을 습득하는데 다소 혼 동될 수도 있으나, 개정된 폐고혈압 분류에서 그룹들은 더 분별력 있게 개정되었고, 질환에 대해 더 명확하 게 표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질환을 치료하는 ‘final common pathway’로 인해 폐고혈압에 대한 많은 치료는 카테고리 내 모든 그룹에 적용되었고, 치료법을 일반화함으로써, 더 많은 환자의 약제 임상을 가능 하게 하여 치료에 대한 연구에 속도를 낼 수 있습니다. 동시에 특정 카테고리에 치료법을 제한함으로써 치 료법의 남용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인 피해들을 막을 수 있습니다. 다음에 나오는 표는 공식적인 용어들로 이루어진 카테고리들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1.1. 특발성 폐동맥고혈압(Idiopathic pulmonary hypertension, IPAH)

특발성(idiopathic)이란 ‘원인을 모르는’이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즉 폐동맥고혈압의 가족력과 증명된 위험 인자 모두 없는 상태에서 발병한 산발적으로 생긴 폐동맥고혈압을 말합니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에 의하면 남성보다 여성에서 더 많이 생기며, 평균연령은 37세, 가장 최근에 이루어진 역학조사 결과 특발성 폐동맥 고혈압의 유병률은 100만명 당 1명에서 2.6명 정도입니다. 최근의 연구에서는 특발성 폐동맥고혈압이 나이가 많은 환자, 특히 70세 이상에서 더 많이 생기고 있다고 합니다.
특발성 폐동맥고혈압은 폐고혈압 중 가장 설명이 어려운 형태입니다. 그러나 매년 더 많은 원인이 발견됨에 따라 특발성 폐동맥고혈압은 감소하고 있습니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이것은 과거에 일차성 혹은 원발성 폐고혈압이라 불리던 질환에 포함되어 있으며, 일부에서는 아직도 이 용어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과거에 이뤄졌던 원발성 폐고혈압에 대한 많은 연구는 가족성 폐동맥고혈압 또는 인체 면역결핍 바이러스, 살 빼는 약 복용 등으로 발생한 폐고혈압 환자들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특발성 폐동맥고혈압은 가족성 폐동맥고혈압과 같은 양상의 조직학적 특성을 보이며, 증상도 비슷하며, 성별 비율이나 치사율도 비슷합니다.

1.2. 유전성 폐동맥고혈압(Hereditable PAH)

방사능, 자외선, 약물, 화학물질 등을 포함하는 많은 것들이 돌연변이를 일으키며, 세포가 나누어질 때, DNA 복제의 실수가 일어나기도 합니다. 만약 돌연변이가 신체의 대부분을 구성하는 세포인 체세포에서 일어난다면, 그것은 당신에게만 영향을 주며, 아이에게는 물려주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변이가 정자나 난자 등의 생식세포에서 일어난다면, 당신의 아이에게 유전됩니다. 이것을 생식계통(germ-line) 돌연변이라고 부릅니다.
폐동맥고혈압을 가진 환자의 약 6~10% 정도가 유전성 요인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폐동맥고혈압은 유전될 수 있습니다. 가장 흔한 원인은 BMPR2(bone morphogenic protein receptor type 2) 유전자의 돌연변이이며, 가족력을 띠는 폐동맥고혈압 환자의 70% 이상에서 BMPR2 유전자의 생식계통 돌 연변이가 발견됩니다. 그보다 드물기는 하지만 ALK1(activin receptor-like kinase type 1)이나 endoglin의 돌연변이가 관찰되기도 합니다. BMPR2, ALK1 및 endoglin은 모두 TGF-β의 신호 전달계에 관여하며, 특히 ALK1과 endoglin의 돌연변이는 유전성 출혈성 모세혈관 확장증을 일으킵니다. 최근의 연 구에서 BMPR2 돌연변이가 없는 특발성 폐동맥고혈압에 비해 BMPR2 돌연변이가 있는 폐동맥고혈압 환 자들이 더 심한 질병경과를 보일 수 있다는 의견들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가족력이 없는 특발성 폐동맥고혈압 환자의 11~40% 정도에서도 BMPR2 돌연변이가 발견되고 있습니 다. 따라서 특발성과 가족성 BMPR2 돌연변이를 구분하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새로이 발현된 돌연변이 에 의한 첫 번째 경우이든, 폐동맥고혈압의 가족력을 가지고 있는 경우이든, BMPR2 돌연변이를 가진 모든 환자는 유전됩니다. 게다가 폐동맥고혈압의 가족력을 보이는 환자 중 30% 이하에서 BMPR2 돌연변이가 관찰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가족성 폐동맥고혈압(familial PAH)보다 유전성 폐동맥고혈압(heritable PAH)이라는 용어가 더 적절하다는 결론을 내리게 된 것입니다. 유전성 폐동맥고혈압은 BMPR2, ALK1 및 endoglin 등의 생식세포 돌연변이를 동반한 특발성 폐동맥고혈압과, 증명된 생식세포 돌연변이 유무와 상관없이 가족력을 보이는 폐동맥고혈압을 포함합니다.

1.3. 약물이나 독소에 의해 유발된 폐동맥고혈압(Drug-and toxin-induced)

에비앙 분류와 베니스 분류에서 폐동맥고혈압을 유발하는 위험인자에 대해 정의되었습니다. 폐동맥고혈압의 위험인자는 이 병을 일으키기 쉬운 질환이나 상태, 또는 질병을 악화시키는 요인들을 포함합니다. 이러 한 위험인자에는 약물, 독소, 질병, 나이 혹은 성별 등이 있습니다. 위험인자들은 명확한(definite), 가능성이 높은(very likely), 가능한(possible), 관련이 없는(unlikely) 등으로 구분됩니다. 다나포인트 분류에서 는 이러한 위험인자들이 수정되었습니다. 약물이나 독소와 관련하여 새롭게 수정된 폐동맥고혈압의 위험인자는 표 2에 기술되어 있습니다.


아미노렉스(aminorex)와 펜플루라민(fenfluramine) 및 그 유도체, 평지씨 기름, 벤플루렉스,SSRI(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만이 폐고혈압의 증명된 명확한 위험인자입니다. 1960년대 유럽에서 아미노렉스가 소개되면서 일차성 폐고혈압의 유병률이 올라가는 것이 관찰되면서 식욕억제제에 의한 폐동맥고혈압의 발생이 처음 알려졌으며, 이후 약물이 금지되면서 유병률은 감소하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1980년대에 구조가 비슷한 펜플루라민(fenfluramine)과 덱스펜플루라민(dexfenfluramine)이 개발되어 출시된 후 약 3개월 동안 특발성 폐동맥고혈압의 유병률이 다시 증가하였습니다. 펜플루라민은 인체내의 세로토닌 농도를 증가시켜 만족감과 식욕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어 살 빼는 약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이러한 약들은 폐고혈압을 일으킨다는 연구들이 발표된 후 현재는 판매가 금지되어 있습니다.
최근 시행된 펜플루라민과 관련한 폐동맥고혈압 환자를 대상으로 한 후향적 연구에서, 환자들은 특발성 폐동맥고혈압 환자들과 비슷한 임상양상, 혈역학적 및 유전적 특징을 보였습니다. 이는 펜플루라민에 복용 은 폐고혈압을 일으키는 위험인자라는 것을 시사합니다.
가장 최근에 미국에서 1,335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한 조사연구(Surveillance of Pulmonary Hypertension in America, SOPHIA)에서 펜플루라민과 덱스펜플루라민 복용은 폐동맥고혈압을 유발한다는 것을 다시 확인하였습니다. 연구기간 동안 특발성 폐동맥고혈압의 월간 발생률은 변화가 없었으나, 펜플루라민과 그 유도체의 사용이 중지되면서 발생률이 감소하였습니다. 또 망종화(St. John's Wort:허브의 일종)와 페닐프로파놀아민(phenylpropanolamie, PPA) 성분이 포함된 비처방전(over-thecounter) 비만치료제 역시 특발성 폐동맥고혈압의 발생 위험을 증가시켰습니다. 페닐프로파놀아민은 과거에 감기약, 비충혈 억제제, 다이어트약 등으로 사용됐으나, 지금은 판매가 금지되어 지금은 생산되지 않습니다.
1981년 초 스페인에서는 20,688명의 사람이 오염된 평지씨(유채씨) 기름을 섭취한 후 전신에 여러 가지 질환이 나타났으며, 이 중 대략 5~8%의 환자들이 폐고혈압 증상을 보이게 되었습니다. 유채씨 기름이 시장에서 제거된 후에는 폐고혈압의 발생률이 정상으로 떨어졌습니다.
암페타민(amphetamine)은 각성제나 식욕 억제제로 사용되며, 최근에 보고된 후향적 연구에서 메트암페타민(methamphetamine)의 흡입, 담배, 경구 및 주사제의 사용은 특발성 폐동맥고혈압의 발생과 강하게 관련되어 있음이 보고되었습니다. 또 트립토판(L-tryptophan)이 포함된 아미노산 식품보조제는 1989년에 발병한 호산구 증가-근육통 증후군(eosinophilia-myalgia syndrome, EMS)으로 불리는 질병과 관련되어 있었으며, 이 증후군을 보인 환자의 20%에서 폐동맥고혈압이 발생하였습니다. 이를 토대로 암페타민과 트립토판, 메트암페타민은 폐동맥고혈압의 가능성이 높은 위험인자로 분류되었습니다.
SOPHIA연구에서 항우울제의 일종인 비선택적 모노아민 재흡수 억제제(nonselective monoamine reuptake inhibitors)와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elective serotonin reuptake inhibitors)와 항불안제 등은 폐동맥고혈압의 위험성을 증가시키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최근의 환자대조군 연구(case-control study)에서 20주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를 복용한 임신 20주 이상 산모들의 자녀들에서 신생아 지속성 폐고혈압의 발생위험을 증가시켰습니다. 즉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는 적어도 임산부에서는 폐고혈압의 발생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폐고혈압의 가능한 위험인자로, 2013년 니스에서 명확한 위험인자로 재분류되었습니다.
만성골수성백혈병, 급성림프구성백혈병 치료제인 다사티닙(Dasatinib)은 치료 시작 후 폐동맥고혈압 발생을 증가시킬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고 폐동맥고혈압으로 확진되면 이 약은 영구 중단되어야 합니다. 코카인은 폐혈관들을 수축하게 하여, 폐동맥고혈압을 유발할 수도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한 국제 연구에서는 정맥주사 약물 또는 코카인을 사용하는 환자에서 폐동맥고혈압이 발생할 위험이 증가한다고 보고하였습니다.


1.4. 다른 질환과 관련된(Associated with)

1.4.1. 결합조직 질환(Connective tissue disease)

결합조직이란 신체의 기관이나 조직 사이에서 몸과 기관의 형태를 유지하고 결합하며 지지하는 조직을 말 하며, 뼈, 힘줄, 인대, 연골, 지방조직 등을 포함합니다. 결합조직은 주로 세포, 세포외 섬유와 기질로 구성 되어 있습니다. 세포외 섬유는 콜라겐 섬유, 탄성 섬유, 세망 섬유 등이 있으며, 콜라겐은 결합조직에서 볼 수 있는 질긴 섬유성 물질입니다. 이러한 결합조직에 이상이 생기는 질환을 결합조직 질환이라고 하며 크게 두 가지 형태가 있으며. 유전성으로 나타나며 결합조직의 성분 중 하나에 이상이 생겨 정상적인 성장이 안 되어 발생하는 것과 후천적으로 결합조직에 염증을 일으키거나 면역체계에 이상이 생겨 발생하는 것입니 다. 폐고혈압과 연관된 결합조직 질환은 주로 후자로, 자가면역 질환에 의한 것이 많습니다. 정상적으로 세 균이나 외부물질이 몸속에 들어오게 되면, 우리 몸의 면역체계는 이물질에 대한 항체를 만들어 이물질을 제 거하거나 죽이게 됩니다. 어떤 이유로 인해 면역체계가 외부 물질이 아닌 정상 신체 조직을 외부 물질로 인 식하여 그에 대한 항체를 만들어 자기 신체를 공격하는 것을 자가면역 질환이라고 합니다. 이와 같은 공격 으로 인해 염증이 많이 발생하며 이것은 다시 더 큰 손상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현재까지 알려진 자가 면역 질환은 80개 이상이 존재하는데, 이 모든 질환에는 공통되는 특징들이 존재합니다. 미국에서만 약 85,000 명의 사람이 자가 면역 질환을 앓고 있으며, 이들 중 80%는 여성입니다. 남성과 여성이 갖는 호르몬의 차이 가 이러한 남녀 간의 불균형을 초래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결합조직 질환과 관련된 폐동맥고혈압은 매우 중요한 임상적 하위그룹으로 결합조직 질환 중 전신성 경 화증(systemic sclerosis)만이 폐동맥고혈압의 유병률이 확립되어 있습니다. 최근에 발표된 두 개의 전향 적 연구에서 전신성 경화증에 동반된 폐동맥고혈압의 유병률은 7~12%였습니다. 전신성 경화증에 동반된 폐동맥고혈압은 최근 개발된 새로운 치료제를 사용한다 하더라도 특발성 폐동맥고혈압보다 예후가 매우 좋 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폐동맥고혈압 외에도 전신성 경화증에서 폐고혈압이 발생하는 원인은 다양합니다. 폐섬유화가 흔한 원 인이며, 흔하지는 않지만 좌심실 이완기 기능부전도 폐고혈압의 원인이 될 수 있으며, 전신성 경화증의 심 장 침범도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전신성 경화증에서 폐고혈압이 동반된 경우에는 그 명확한 원인 이 무엇인지 찾기 위해 우심도자술을 시행해야 하며, 원인에 대한 적절한 치료를 시행해야 합니다.
전신성 홍반성 낭창(systemic lupus erythematous, SLE)과 복합적인 결합조직 질환(mixed connective tissue disease) 등에서 폐동맥고혈압의 유병률은 확실치 않으나, 전신성 경화증보다는 낮을 것 으로 생각됩니다. 폐섬유화가 없다면 쇼그렌 증후군(Sjo‥gren syndrome), 다발성 근염(polymyositis)이 나 류마티스 관절염(rheumatoid arthritis) 등에서 폐동맥고혈압의 빈도는 높지 않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 습니다.
염증이 발생한 근육과 이와 관련된 피부의 발적을 특징으로 하는 피부 근육염이나 다발 근육염(dermatomyositis/ polymyositis), 안구 건조 및 구강 건조가 점차 악화하고 반복적으로 부어오르는 침샘을 특징으로 하는 쇼그렌 증후군과 같은 다른 결합조직 질환들도 폐고혈압과 관련되어 있다고 알려져 있으나 명확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전신경화증(systemic sclerosis)
전신경화증은 경피증(scleroderma)이 전신적으로 나타난 것을 말합니다. 경피증은 말 그대로 ‘딱딱한 피 부’라는 의미가 있지만, 실제로 경피증은 너무 많은 콜라겐 형성으로 내부 장기 혹은 조직에도 발생할 수 있 습니다. 이러한 현상이 전신적으로 나타나는 경우를 전신경화증, 일부 피부 부위에만 나타나는 경우를 국소 경화증(localized sclerosis)이라고 합니다. 국소성의 경우 질환이 피부 일부만 침범하고 내부 장기에는 영 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폐고혈압은 전신성 경화중에서만 동반됩니다. 이 질병은 주로 작은 혈관들과 전신에 존재하는 콜라겐을 생성하는 세포들에 영향을 미칩니다. 때때로 매우 경미한 증상만을 나타내기도 하지만, 심하면 사망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사망하게 되는 경우, 대부분이 폐질환에 의한 것입니다. 콜라겐 에 미치는 영향 때문에 환자들은 피부가 팽팽하고, 윤이 나게 되고 마치 가면을 쓴 것 같은 표정을 하게 됩 니다. 손에 있는 작은 혈관들이 좁아지면, 혈액의 공급이 중단되어 환자는 추위에 노출되었을 때, 손가락이 쉽게 차갑고 파랗게 변하게 되는 레이노드 현상(Raynaud’s phenomenon)이 나타나게 됩니다. 경피증의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며, 현재 치료법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미국에서만 150,000~300,000명의 환 자가 존재하고 있으며, 여성이 이 병에 걸릴 가능성은 남성의 4배나 됩니다. 전신경화증은 폐나 심장에 흉 터(scar)와 같은 조직이 쌓이기 때문에 폐고혈압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섬유화가 폐에는 경미하거 나 거의 없고, 폐혈관에는 심하게 발생한 경우 폐동맥고혈압을 일으키게 됩니다. 전신경화증으로 인한 폐동 맥고혈압 환자들에 대한 유전자 검사에서 폐동맥고혈압은 BMPR2 유전자의 돌연변이와는 상관이 없다고 보고되었습니다. 특발성 폐동맥고혈압에서와 마찬가지로, 전신경화증에 대한 감수성 유전자(susceptibility gene)가 있어서 병에 더 잘 걸리게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류마티스 관절염(rheumatoid arthritis)
류마티스 관절염은 전신을 침범하는 관절염의 가장 흔한 형태 중 하나로, 그 원인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습 니다. 한 연구에서, 폐 혹은 심장질환이 없는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의 21%가 심하지 않은 폐고혈압을 가지 고 있다는 것이 밝혀졌으며, 바이러스와 같은 물질이 유전적으로 감수성이 있는 사람들에게 질병을 유발하 는 것으로 추측됩니다. 관절들은 만성적인 염증 상태가 되는데 특히 손과 발, 발목 관절에서 더 심합니다. 이러한 염증은 인체 내부의 장기에도 나타날 수 있으며, 드물게 혈관에 염증이 생기기도 합니다. 이 질병은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2~3배 이상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입니다.

전신성 홍반성 낭창, 루푸스(systemic lupus erythematous; SLE, lupus)
루푸스의 정확한 이름은 전신성 홍반성 낭창으로, 주로 가임기 여성을 포함한 젊은 나이에 발병하는 만성자 가면역질환입니다. 자가면역이란 외부로부터 인체를 방어하는 면역계가 이상을 일으켜 오히려 자신의 인체 를 공격하는 현상을 의미하며, 이로 인해 피부, 관절, 신장, 폐, 신경 등 전신에서 염증 반응이 일어나게 됩 니다. 루푸스는 만성적인 경과를 거치며 시간에 따라 증상의 악화와 완화가 반복됩니다. 폐고혈압과 마찬가 지로, 루푸스도 질병을 일으키는 유전자와 질병 발생을 촉진하는 요인을 가지고 있습니다
루푸스 환자들은 관절, 힘줄 및 기타 결합 조직과 장기에서 염증이 나타났다가 사라지곤 하고, 종종 나 비 모양의 발적이 코와 볼에 걸쳐 나타나게 됩니다. 루푸스는 만성적으로 가벼운 질병 경과를 보일 수도 있 지만, 급격하고 치명적인 질병경과를 보일 수도 있습니다. 루푸스가 폐에 존재하는 혈관들에만 영향을 주는 경우 특발성 폐동맥고혈압으로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중국에서 루푸스 환자 84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연구 에서 11%가 폐고혈압을 동반하고 있었으며, 심한 폐고혈압이 있는 경우에는 혈중 엔도셀린(endothelin)의 농도가 높았으며, 루푸스의 활동성이 증가하여 있었습니다.
루푸스에서 폐고혈압의 유병률은 다양하게 보고되고 있으며, 대략 4~14%의 루푸스 환자들에게 폐고혈 압이 나타나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이미 언급했듯이 루푸스는 작은 혈관들과도 관련되어 있습니다. 또한, 폐렴 혹은 폐 조직 자체의 염증을 유발할 수도 있을 뿐만 아니라 폐와 심장의 외부 및 흉강의 내부를 덮는 내막에 염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드물지만 루푸스 폐렴이 만성적으로 되어 광범위 간질성 폐질환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폐 조직에 흉터를 남겨 산소가 혈액으로 들어가는 것을 어렵게 만듭니다. 호흡기 근육과 횡격막에 영향을 주어 호흡이 곤란해질 수도 있습니다. 루푸스는 다른 결합 조직보다 비해 혈전이 더 잘 생기고, 심장 근육 및 심장 판막에 염증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이러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폐고혈압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복합 결합조직 질환(mixed connective tissue disease, MCTD)
한 가지 이상의 결합조직 질환을 가지고 있는 경우 복합결합조직 질환이라 하며, 대체로 또는 근육염이 동 반된 경피증을 가지고 있습니다. 레이노드 현상이 아주 흔하게 나타나고, 관절 통증, 손의 부종, 근육 무력 증, 얼굴에 나비 모양의 발적, 연하곤란, 숨찬 증상 등도 흔히 나타납니다. 복합적인 결합조직 질환 환자에 서 폐고혈압이 얼마나 정확히 발병하는지 알려지지는 않았으나, 복합적인 결합조직 질환 환자 3명 중 2명이 폐고혈압과 밀접한 연관성을 보였고, 종종 복합적인 결합조직 질환 환자의 사망 원인이 되기도 한다고 보고 되고 있습니다.

레이노드 현상(Raynaud’s phenomenon)
앞서 말한 바와 같이 레이노드 현상은 작은 혈관들이 좁아져, 혈액의 공급이 중단되어 추위에 노출되었을 때 손가락이나 발가락이 쉽게 차갑고 파랗게 변하게 되는 현상입니다. 폐고혈압 환자 중 10~14%가 이 증상 을 가지고 있으며 대부분 여성입니다. 레이노드 현상을 보이는 사람은 혈관의 수축이나 이완을 지시하는 신 경이 올바른 신호를 보내지 못하며, 혈관의 평활근 세포에도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작은 동맥에서 부적 절한 수축이 발생하여 말초로 보내는 혈액공급이 차단되면 말단 부위는 하얗고, 파랗거나 혹은 얼룩덜룩한 붉은 색으로 변하게 됩니다. 때때로 이러한 수축은 감정이 격해졌을 때 일어나기도 합니다. 수축은 수 초 또 는 수 시간 동안 지속하고 통증이 없을 수도 있지만, 박동이 느껴지거나 저린 느낌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레이노드 현상을 가진 환자들은 다른 사람들에 비해 편두통, 협심증, 폐고혈압이 더 많이 발생하는 경향 이 있습니다. 레이노드 현상을 가진 사람 중 극소수만이 결합조직 질환이나 폐고혈압을 일으킵니다. 레이노 드 현상이 다른 이상 없이 단독으로 나타나는 경우, 레이노드 현상이라기보다는 레이노드 질환(Raynaud’s disease)이라고 부르며, 일반적으로 심각한 것은 아닙니다.
추위를 피하고, 장갑을 끼고, 손에 따뜻한 물을 흘려 준다던가, 등산이나 동계 스포츠용 따뜻한 양말, 혹 은 손난로를 이용해 레이노드 현상을 줄일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바이오 피드백이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세정제 사용을 자제하고 보습제를 사용하는 등, 피부를 잘 관리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흡연은 손 가락으로 가는 혈액의 흐름을 감소시켜 레이노드를 더 악화시킵니다.

베체트병(Beh?et’s Disease)
베체트병은 혈액을 더 큰 혈관으로 공급하는 작은 혈관들에 염증이 발생하는 주로 생식기나 입안에 생기는 궤양, 눈병 등이 동반됩니다. 이 질환은 모든 장기를 침범할 수 있어 피부손상, 관절염, 장의 염증 등을 일으 킬 수 있을뿐더러 중추 신경계에도 침범할 수 있어 수막염이나 뇌신경 마비 등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환자 들의 폐혈관에서 생기는 혈전과 염증성 변화들이 폐고혈압을 유발합니다.

1.4.2. 사람 면역 결핍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폐동맥고혈압(HIV hypertension)

사람 면역 결핍 바이러스(human immunodeficiency virus, HIV)에 감염된 사람들에서 폐동맥고혈압의 발생률은 약 0.46%입니다. 이는 일반인의 발생률보다 6~12배 높은 것이며 적극적인 항바이러스 치료에도 그 발생률이 줄어들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HIV와 관련된 폐동맥고혈압은 특발성 폐동맥고혈압과 임상적, 혈역학적 및 조직학적 특징이 비슷합니다. 폐동맥고혈압의 발생은 CD4 세포수나 이전의 다른 감염 등과는 관련이 없으며, HIV에 감염된 기간과 관련이 있습니다. HIV 감염이 폐고혈압을 일으키는 기전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바이러스나 바이러스의 DNA 모두 폐의 내피세포에서 발견되지 않는 것으로 보아, 바이러스 자체보다는 바이러스에 의한 싸이토카인(cytokines), 성장인자(growth factor), 내피세포 혹은 생성된 단백질들이 2차 전달자 역할을 하여 폐고혈압을 일으키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일반인보다 발생률이 높기는 하지만, HIV 감염자에서 폐동맥고혈압의 발생률이 비교적 낮으므로 모든 HIV 감염자에서 폐동맥 고혈압에 대해 선별검사를 하는 것은 권장되지 않습니다.
파리에서 시행된 연구에 따르면 HIV 감염과 관련하여 발생한 폐동맥고혈압 환자의 약 1/3에서 후천성 면역 결핍증(acquired immunodeficiency syndrome, AIDS) 증상을 나타내지 않았습니다. 즉, HIV에 감염되었다면, AIDS 증상을 보이지 않더라도 폐동맥고혈압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앞에서도 언급했듯 HIV 감염자 중 소수에서 폐동맥고혈압을 일으키는 것으로 보아 환자의 유전적 소인도 폐동맥고 혈압 발생에 영향을 줄 것으로 생각됩니다.

1.4.3. 문맥 고혈압(Portal hypertension)

복부의 장기들을 거친 혈액은 문맥이라는 혈관을 통해 간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간의 내부에서는 독소, 기 타 노폐물 및 일부 약물들이 제거되고, 유용한 단백질들이 생산됩니다. 그러나 간 질환으로 인해 간에서 폐 색이 일어나거나 간경변증으로 인해 간이 딱딱해지면, 문맥의 혈압이 상승하게 됩니다. 이를 문맥 고혈압이 라 하며, 폐고혈압과 함께 발견될 때 문맥-폐고혈압이라고 부릅니다. 간질환, 흔히 간경화는 문맥 고혈압 의 가장 큰 원인이고, 또한 따라서 가장 흔한 문맥-폐고혈압의 원인입니다. 그러나 반드시 간질환(혹은 간 경화)이 있어야만 문맥 고혈압이나 문맥-폐고혈압에 걸리는 것은 아닙니다. 특이한 순환 체계를 가지고 있 는 일부의 사람들은 문맥 고혈압 없이도 문맥-폐고혈압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기저 간질환 자체보다는 문맥고혈압이 문맥-폐고혈압의 위험인자입니다. 한 부검연구에서 간경화를 가 진 환자의 0.73%에서 폐동맥고혈압에 일치하는 조직 소견을 보였습니다. 간경변증을 가진 사람을 대상으로 한 혈류 역학 연구에서 폐동맥고혈압의 유병률은 2~6%로 조사되었으며, 간 이식을 받는 환자의 경우에는 유병률이 더 높았습니다. 진행된 간 질환은 체액량의 증가로 인한 증가한 혈류량과 증가한 폐동맥 쐐기압, 이완기 심기능 장애 등 폐동맥고혈압을 일으킬 수 있는 다양한 원인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문맥-폐 고혈압의 우심도자술을 통해 진단될 수 있습니다. 문맥-폐고혈압에서 폐혈관저항은 정상이며, 소동맥의 병 리 소견은 특발성 폐동맥고혈압과 비슷합니다. 폐동맥고혈압 발생의 위험성은 문맥고혈압의 기간에 비례한 다고 알려졌지만, 그 기전은 아직 불확실합니다. 하지만 문맥고혈압이 없는 간경변증 환자에서는 폐동맥고 혈압이 거의 발생하지 않습니다. 최근에 시행된 연구에서는 여성과 자가면역성 간염이 문맥-폐고혈압의 위 험인자이며, C형 간염은 문맥-폐고혈압의 위험성이 낮다고 보고되었습니다. 또, 최근의 대규모 연구에서 문 맥-폐고혈압의 장기 예후는 기저 간경변증과 심장기능의 심한 정도와 관련된다고 보고되었습니다

1.4.4. 선천성 심장질환(Congenital heart diseases)

선천성 심장질환이 어떻게 폐동맥고혈압을 일으키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에, 먼저 인체 내에서 정상적 인 혈류의 흐름과 이 흐름에 문제가 생겼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이해해야 합니다. 인체 내에서 정상적 인 혈액의 흐름은 체순환(전신순환)과 폐순환으로 나누어집니다. 좌심실에서 대동맥으로 나간 혈류는 대동 맥에서 나오는 분지 동맥을 통해 전신으로 흐르고, 각각의 장기나 조직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한 후 정맥 을 통해 심장으로 다시 들어오게 됩니다. 상대정맥과 하대정맥이 심장과 직접 연결되어 있으며 이들을 통해 우심방으로 혈류가 들어오게 됩니다. 이렇게 좌심실에서 나온 혈류가 전신을 돌아 우심방으로 들어오는 과 정을 체순환이라 합니다.
우심방으로 들어온 혈액은 우심실을 통해 폐동맥을 타고 폐로 혈액을 보내게 됩니다. 전신을 돌고 온 혈 액은 폐포 주변 혈관에서 가스교환을 통해 산소가 풍부한 혈액이 되고, 이렇게 산소가 풍부한 혈액은 폐정 맥을 타고 좌심방으로 들어오게 되며, 좌심실을 지나 다시 전신으로 혈액을 내보내게 됩니다. 이렇게 우심 실에서 폐를 지나 좌심방으로 들어오는 과정을 폐순환이라고 합니다. 즉, 인체 내의 혈액은 좌심실 → 전신 → 상대정맥, 하대정맥 → 우심방 → 우심실 → 폐동맥 → 폐 → 폐정맥 → 좌심방 → 좌심실 순서로 순환합니다. 일반적으로 좌심방과 좌심실이 우심방과 우심실보다 압력이 높아, 만약 심방중격 결손이 있다면, 좌심 방에서 우심방으로, 심실중격 결손이 있다면 좌심실에서 우심실로 혈액이 이동하게 됩니다. 이러한 비정상 적인 이동을 좌-우 단락이라 하며, 좌측 심장의 혈류는 전신으로 흐르며, 우심실의 혈류는 폐로 흐르기 때 문에 전신-폐 단락이라고도 합니다. 폐순환을 거친 산소가 풍부한 혈액이 일부 우측 심장으로 흐르기는 하 지만, 전신으로 흐르는 혈액 역시 산소가 풍부한 혈액이므로 질병의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을 수 있습 니다. 그러나 좌-우 단락이 늘어날수록 폐혈관을 통해 흐르는 혈류의 양이 늘게 되며, 지속해서 많은 양의 혈액이 유입됨에 따라 폐동맥의 손상을 일으키게 되고, 이로 인해 폐혈관 저항이 증가하게 되어 우측 심장 의 압력이 좌측 심장의 압력보다 높아지게 됩니다. 그에 따라 단락은 좌→우(전신→폐)에서 우→좌(폐→전 신)로 바뀌게 되고, 체순환을 거친 산소가 부족한 혈액이 폐순환을 거치지 않고 바로 우측 심장에서 좌측 심 장을 통해 전신으로 흐르게 되어 호흡곤란, 청색증 등이 나타나게 됩니다. 여기서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일반 적으로 동맥은 산소 함유도가 높다고 알고 있으나, 동맥은 심장에서 나가는 혈관, 정맥은 심장으로 들어오 는 혈관으로 정의되어 있으므로, 예외적으로 폐동맥은 산포 함유도가 적고 폐정맥은 산소 함유도가 높다는 것입니다.
전신-폐 단락을 동반한 심장질환들은 치료하지 않는다면 상당수에서 폐동맥고혈압을 일으키게 됩니다. 지속적으로 폐혈류량이 증가하거나 압력이 증가하게 되면, 폐동맥고혈압이 생기고 이로 인해 폐혈관 저항 이 증가하게 되어 결국은 단락의 방향이 바뀌게 됩니다. 아이젠맹거 증후군(Eisenmenger syndrome)은 선천성 심장질환으로 인해 처음에는 전신-폐 단락이 있었다가, 폐동맥고혈압과 폐혈관 질환이 점차 진행하 게 되어 결국 폐-전신 단락으로 바뀌게 되고, 그로 인해 청색증을 일으키는 질환을 말합니다. 이는 혈류의 양이 빠르고 많으며 단락을 통해 전신 혈압이 직접 폐동맥으로 미치는 심실중격 결손증, 동맥관 개존증, 총 동맥간증(truncus arteriosus) 등에서 잘 생깁니다. 그러나 혈류량은 많지만 압력이 적은 심방중격 결손 증에서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아이젠맹거 증후군은 선천성 심장질환에 의해 발생된 폐동맥고혈압의 가장 진행된 형태입니다. 선천성 심장질환에 의한 폐동맥고혈압은 특발성 폐동맥고혈압이나 다른 원인에 의한 폐동맥고혈압 등과 병리조직 소견이 비슷합니다.